혼자 사는 사람의 가장 큰 두려움 중 하나는 1인 다역을 하고 있는 자신이 만약 경제적 자립 능력을 상실하거나 건강의 문제가 생겼을 때 마주치게 될 곤경이다. 만약 어느 날 걸어서 병원에 가지도 못할 정도로 아프게 된다면 만약 갑자기 모든 경제적 소득원이 차단된다면?
20대의 1인 가구는 혼자 살게 되면서 얻게 된 부모로부터의 해방감에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갖지만, 나이든 1인 가구는 20대의 1인 가구처럼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다. 신체에 온갖 노화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혼자 사는 사람이 갖고 있는 근원적 두려움은 더욱 커지기만 한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움이 커질 때, 자신이 영원히 젊을 수 없다는 평범한 사실에 대한 깨달음이 공포로 다가올 때, 가족관계로의 재진입은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온다. 미혼이라면 뒤늦었지만 가족관계로의 진입을 새삼 고민하고, 이혼 또는 사별로 인해 혼자 사는 경우라면 가족이 재구성을 심각하게 검토한다.
그렇기에 나이가 들수록 혼자 사는 사람이 처한 딜레마는 더욱 커진다. 계속 두려움을 가슴 속에 앉고 혼자 살 것인가? 아니면 가족관계로 진입할 것인가? 이 두려움이 어느날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면 정말 탈출구는 짝을 찾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가슴 속에서 어느 순간 켜진 두려움이라는 경고등에도 불구하고 계속 혼자 사는 사람은 경고등을 무시한 대가로 앞으로 부딪히게 될 모든 어려움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가? 두려움이 커질 때 가족으로의 진입은 두려움을 다스리는 훌륭한 처방 같지만 그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혼자 사는 삶은 절대적인 충족과 절대적인 박탈이라는 양극의 이미지에 의해 채색 될 필요 없이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영역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모든 사람은 집단에 소속되려는 욕구만큼이나 개체가 되려는 욕구 또한 갖고 있다. 단독인의 사회란 달리 말하면 모두가 혼자 살라고 선동하는 사회가 아니라 서로를 통합하는 힘과 개체가 되려는 힘의 균형을 이루는 사회, 개체가 되려는 힘을 갖고 싶어하는 개인이 가족 환경이나, 집단의 소속 여부와 상관없이 자기 뜻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를 의미한다.